제법 민감한 정치 이야기..

새벽 3시가 넘었네요..왜 잠을 자지 못하고 있는진 모르겠지만, 전 이 시간이 참 좋습니다. 38살 유부남으로서 집에 귀가해서도 완전한 자유(?)가 별로 없는 상황에서, 새벽의 시간은 내가 나를 되돌아보고, 책도 읽고, 보고 싶은 동영상이나, 영화도 보고 웹서핑도 맘껏 할수 있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또 간혹 명상도 하구요.

물론 몸은 피곤하지만, 몸이 피곤한만큼 제게는 가치도 있는 시간이여서 못 잔다가 아니라, 본래는 안 잔다였는데, 이제는 버릇이 되어 못 잔다가 되어버린 일종의 불면증 마니아지요.



제가 제일 하기 싫어하는 이야기가 사실 정치이야기입니다. 제 인터넷의 초기화면이 daum인데, 막 인터넷을 시작하면 여러가지 뉴스가 나오지요. 그 중에서 정치기사는 웬만해선 안 보는 편입니다. 간혹 정치기사를 볼 땐, 아주 희망적인 기사 즉 최근의 버락오바마의 대통령 취임식 현황 같은거 (수천만 아니 수억 이상의 사람들의 희망이 집결된...) 그런 것만 보는 축이지요.



재밌는건 제가 과거엔 참 정치이야기 좋아하는 사람이였단거죠. 다른 사람들이 지겨울 정도로 정치이야기.시사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였답니다. 그 이야긴 별로 자세히 하고 싶지도 않은 이야기이고, 암튼 사람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존재인가봅니다. 굉장이 심각한걸 좋아하는 아주   serious한 사람이 보다 감성적이고, 감각적이며, 단순한 희망을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으로 바뀌는데, 10년 정도면 충분했으니까요.


오늘은 제가 자주 가는 daum의 한 cafe에 정치이야기가 제법 나오더군요. 평소에 그렇게나 정치이야기가 나오질 않는 분위기의 카페이고, 주로 자동차이야기. 재테크이야기. 라이프스타일에 대해 많은 이야길 나누는 카페라 제가 자주 가는 곳인데, 오늘 따라 유독 정치이야기가 나옵니다.


하도 많이 나와서, 보기 싫어도 "도데체 무슨 이야길 하고 있는거야?"라는 마음에 보게 되었는데..


여기서 특정주제를 이야기하긴 싫으네요. 우리 사회의 관대함이란 수준이 특정주제를 이야기 하면 적어도 거기에 깊숙한 자기 판단을 가져야 하고, 또 자기 판단에 책임을 반드시 져야만 하기 때문이지요. 때로는 사이버공간안에서 마녀사냥도 당할 용기가 있어야 합니다. 전 지금 현재로서는 그렇게나 깊은 판단을 할 상태가 아니므로...생략...


암튼 우리나라의 사이버공간에서 늘 그렇듯 결국 토론의 양상은 (우편향이냐/좌편향이냐)로 나뉘고 있는 것 같더군요. 그 카페의 분위기가 대략  굳이 나누자면, 잘 사는진 몰라도 대략 못살진 않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 혹은 적어도 잘 사는 것이 목표인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란 성격이 강한 곳이라는 성격이 좀 있는 곳이지요. 그래서인지 비교적 5:5의 비율로 대화가 나뉘기 시작하는 것 같던데...


글쎄요..모든 정치이야기의 끝은 결국 "너와 나는 다르다"로 매듭지어진다는 것
혹은 "너와 나는 같다 그러니 넌 맞는 사람이다." 아니면 "너와 나는 다르다. 그러니 넌 틀린 사람이다."까지만 되도 괜찮을 것 같은데, 넌 나쁜 사람이다. 인간이 글러먹었다 까지 나가버리는 것 같습니다. 거의 비슷하게 비슷한 결론으로 끝나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 덧붙이자면,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게 토론하는 사람에게는 "도데체 생각이란게 있느냐?"로 몰아가는 분위기도 간혹 있습니다.


대학 때, 읽었던 태백산맥에 보면 극중 김범우란 인물이 "이 사회는 흑과 백중 선택해야 하는 사회"라는 늬앙스를 풍기는 대사가 나오지요. 선택을 강요하는 사회..중간에서 판단을 유보하면, 회색분자라고 공격을 받는 사회.라는 늬앙스의 대사가 나옵니다. 정확한 대사의 내용은 기억나질 않네요.


암튼 사회과학적으로 우편향과 좌편향을 정확히 나눌수 있는 근거치가 뭔지는 정확하게 모르겠으나, (사실 안다고 해도, 그다지 정확하지도 않다고 생각하는 편이고, 인간을 자연과학적이나 혹은 기계과학적으로 정확하게 구분.분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환상이라고 생각하는 까닭에..) 그냥 자신이 판단하기로  (결국 자신의 기준으로 그것을 나누는 것일테니까..어차피 객관적인 좌표가 아니라, 지극히 주관적인 좌표라고 보는거죠..) 좌편향이든, 우편향이든 다 나름의 입장과 기준이 있다는 것 정도는 토론의 전제로 깔아야 한다는 거지요. 그냥 나와 생각이 다르면 때려죽일, 아님 못쓸 인간이 되는 것 말구요.

(물론 엉망징창으로 폭력적인 인간들..목표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간들. 동정의 가치조차 없는 인간들은 별개로 합니다.)


그냥..더 이상 좌파.우파 혹은 니편.내편..이런 아귀다툼이 없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결국 나눌수 밖에 없는게 냉혹한 인간 세상이라구요? 그래서 어떤 답을 줄수 있는데요? 인간이라는 모순 덩어리들이 모여 사는 세상에 답을 가지고 계신지요?


툭하면 인터넷 게시판에서 떠도는 댓글의 바다에서 좌파.우파.좌빨.우빨이라는 원초적인 단어가 (인간이 인간이게 하는 이유가 단 한마디에 박살나는 이런 단순한 단어들..이 이 사회에서 사라지는 날이 온다면 더 나은 세상이 되지 않을지..)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인간은 말이지요. 엄청 단순하면서, 원초적이지만, 그렇게나 단순한 한마디로 규정지어지기에는 그다지 단순하지 않는 감정과 감성을 가진 존재니까요.

by 매직라이프 | 2009/01/22 03:39 | 잡설...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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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가고일 at 2009/01/22 09:56
그만큼 우리나라가 양극화 된 사회기 때문입니다. 정말로 중간에서 양측 입장에 공감할 수 있는 "생활여건"의 사람이 정말 드뭅니다. 민주주의가 발달했다는 나라들도 그점에는 별 다를거 없습니다. 다만 그런 나라는 "중간층"이 탄탄하게 발전해서 자리 잡았다는 것이죠.
Commented by 매직라이프 at 2009/01/23 11:57
점점 더 나아질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의외로 냉전의 (하긴 우린 아직 진행중이지요..)의 뿌리가 깊네요. 토론 때마다 우파.좌파의 이야기만 주를 이루니 (유럽에서의 그것과는 달리 우리의 우.좌 개념은 엄청난 증오의 산물이지요. 답답하지요.
Commented at 2009/01/22 14:30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매직라이프 at 2009/01/23 11:58
맞아요. 태천님 이데온때가 좋았습니다..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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